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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라랜드 재조명 예술과 사랑의 교차, 선택의 대가, 현실적 꿈

by pellongpellong 2025. 6.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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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라랜드는 사랑과 예술, 현실과 이상, 선택과 포기의 경계선에서 살아가는 청춘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뮤지컬이라는 형식을 빌리되, 결말은 오히려 낭만보다 현실적이며 씁쓸하다. 이 글에서는 미아와 세바스찬이 서로의 꿈을 응원하며 사랑하지만, 결국 각자의 길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내면적 갈등을 중심으로 서사를 분석한다. 음악과 색채, 상상의 서정성 속에서 펼쳐지는 삶의 진짜 풍경을 돌아보며, 이 영화가 말하는 "실현되지 않았기에 더 깊은 사랑"의 의미를 되짚는다.

뮤지컬이 그리는 현실: 환상 너머의 진짜 이야기

2016년 개봉한 라라랜드는 데이미언 셔젤 감독의 섬세한 연출과 저스틴 허위츠의 음악, 그리고 엠마 스톤과 라이언 고슬링의 연기로 완성된 감성적 걸작이다. 제목부터 '꿈의 도시' 로스앤젤레스를 상징하며, 라라랜드는 말 그대로 이상과 현실이 공존하는 무대다. 이 영화는 단순히 예술가들의 사랑 이야기가 아니라, 각자가 꿈꾸는 세계와 서로의 감정이 충돌하며 ‘무엇을 택하고 무엇을 포기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미아는 배우를 꿈꾸며 매일 거절당하고, 세바스찬은 진짜 재즈를 지키고자 하지만 시대의 흐름에 밀려 고군분투한다. 이 둘은 열정과 좌절, 응원과 갈등을 동시에 공유하며 사랑에 빠진다. 하지만 영화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사랑이 전부가 아닐 수도 있다’는 복합적 감정이다. 사랑은 때로 우리를 완성시키지만, 동시에 삶에서 가장 소중한 것을 놓치게 할 수도 있는 아이러니다. 서론에서는 이 영화의 형식과 주제를 정리하며, 우리가 흔히 기대하는 로맨스의 틀에서 벗어난 이 작품의 특별함에 주목한다. 본론에서는 예술과 사랑의 병렬 구조, 뮤지컬적 상징성, 그리고 상상과 현실의 충돌을 해석한다.

 

사랑과 꿈, 같은 방향을 바라보는 건 아닐 수도

미아와 세바스찬의 첫 만남은 클리셰 같지만, 그 만남이 사랑으로 이어지기까지의 과정은 섬세하게 쌓인다. “City of Stars”를 함께 부르며 음악과 꿈에 대해 이야기하는 장면, 미아의 일인극 공연을 응원하는 세바스찬, 그리고 둘이 손을 맞잡고 별이 빛나는 천문대를 떠다니는 장면까지, 이들의 사랑은 점점 깊어진다. 그러나 갈등은 피할 수 없다. 세바스찬은 생계를 위해 현실적인 선택을 하고, 미아는 자신의 정체성을 잃어가는 그를 보며 실망한다. 서로의 길을 응원하면서도, 현실의 균열은 점점 커져간다. 이는 예술가들이 사랑과 꿈 사이에서 겪는 보편적 고민이기도 하다. 결정적인 장면은 영화 후반의 상상 시퀀스다. 미아가 세바스찬의 클럽에 들어선 순간, 피아노 연주와 함께 '만약'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두 사람이 함께 이뤄냈을 또 다른 인생이 찬란하게 펼쳐진 후, 카메라는 다시 현재로 돌아오고, 미아는 남편의 손을 잡고 떠난다. 그저 한 번의 눈빛 교환이 전부였지만, 그 안에 모든 말이 담겨 있다. 뮤지컬이라는 형식을 택한 이유는 단순한 노래와 춤이 아니다. 감정이 넘칠 때 말로는 부족하다는 전제 아래, 노래와 춤은 이 영화에서 인물의 내면을 표현하는 언어가 된다. 실제로 가장 환상적인 장면들은 현실을 떠나 감정의 심연 속을 부유할 때 등장한다. 환상과 현실의 교차는 이 영화의 진정한 미장센이다.

 

다 이루지 못한 사랑이 주는 완성

라라랜드의 결말은 전형적인 로맨스와 다르다. 해피엔딩도, 비극도 아닌 그 중간 지점에서 관객에게 묻는다. “당신이라면 어떤 선택을 했을까?” 미아와 세바스찬은 사랑을 잃었지만, 삶의 일부가 되어 각자의 길을 걸어간다. 이별은 실패가 아니라, 선택의 결과로 받아들여진다. 그리고 그 선택은 어느 누구도 틀리지 않았다. 미아는 배우로서 성공했고, 세바스찬은 재즈 클럽을 열었다. 서로의 인생에 결정적인 영향을 주었고, 함께한 시간은 인생을 바꿨다. 라라랜드는 이러한 경험이야말로 진정한 ‘성숙’이라 말한다. 그들이 다시 만난 클럽에서, 말없이 마주 보는 눈빛은 애절하지만 아름답다. 둘 다 만족스러운 현재를 살고 있기에, 그 감정은 미련이 아닌 감사로 느껴진다. 우리는 누군가와 함께하지 못했기에 오히려 더 깊은 사랑을 기억한다. 이루어진 사랑보다 이루지 못한 사랑이 더 오래 남는 이유도 바로 그 감정 때문이다. 라라랜드는 결국 '이루지 못했기에 더 아름다운 꿈'에 관한 이야기다. 그리고 그 꿈은 사랑이자 예술이며, 동시에 우리 삶이 흔히 마주하는 선택의 순간들을 상징한다. 뮤지컬 장르를 통해 감정을 극대화하면서도, 그 안에 현실의 고단함과 단절의 미학을 담아낸 이 영화는, 청춘의 찬란함과 쓸쓸함을 모두 껴안는 작품이다. 그래서 우리는 이 영화를 보고 눈물짓고, 다시 삶을 살아갈 힘을 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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