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 속 여성의 침묵과 연대, 일상의 파편에서 피어난 사랑과 회복
알폰소 쿠아론 감독의 영화 로마는 1970년대 멕시코시티의 중산층 가정을 배경으로 하녀 클레오의 시선을 통해 사회적 계급, 여성의 침묵된 목소리, 그리고 일상 속에서 피어나는 연대와 회복의 의미를 담담히 그려낸 작품이다. 흑백 화면의 미장센과 장면마다 배어 있는 정적은 영화의 감정선을 더욱 섬세하게 전달하며, 개인의 작은 이야기 속에 시대의 거대한 흐름을 병치시킨다. 클레오의 내면은 말보다 행동으로, 전면보다는 배경 속에 흐르듯 드러나며, 그 침묵은 오히려 가장 강한 목소리로 관객에게 다가온다. 로마는 단순한 자전적 회고를 넘어, 시대와 계층, 젠더의 경계 속에서 살아가는 이들의 목소리를 조용히 들여다보는 영화로, 인간적인 눈빛과 따뜻한 리얼리즘이 돋보이는 작품이다.정적의 미학, 클레오의 시선으로 본 시..
2025. 6. 28.